▲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

4월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에 의해 흔들렸다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트럼프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근거를 빌미로 시리아 폭격을 단행하고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투심은 잠시 위축됐다.

현재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주가지수와는 달리, 원유(WTI 기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감산의지 불확실성에 50달러선을 밑돌고 있다.

그러나 2분기 유가는 55~60달러 범위까지 추가 상승 여력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OPEC 정례회의(5월 25일)에서 OPEC국가 간의 감산 연장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선 OPEC 국가들은 감산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 중이다. OPEC 4월 보고서에 따르면 3월 기준 OPEC 국가들의 원유 감산 이행률은 105%를 나타냈다.

특히 OPEC은 연초 감산을 주도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10개의 OPEC 국가들의 감산 기여분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 전망치를 일평균 20만 배럴 상향조정하며 미국 셰일 오일 증산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국가들 또한 미국 셰일 오일 증산을 잠재적인 리스크(risk) 요소로써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21일 개최될 비정기 모임에서 감산 연장안 제안서에 합의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에 트럼프가 촉발한 불안정한 중동정세는 원유에 단기적으로 상승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정부 대(對) 이란 강경노선이 심화되면서 강경 보수파인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의 선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라이시 선출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대 이란 제재가 다시 시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비록 중장기적긴 이슈지만 제재가 실행된다면 이란은 원유수출이 금지되는데, 이는 시장에 “공급 감소”라는 단기적인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4~6월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미국 원유 수급이 개선되는 점 또한 상승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세가 설비가동률 회복에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설비 가동률은 3월 24일 기준 89.3%로 월초대비 3.4%p 상승했으며, 정제마진(3:2:1 crack spread)은 2월 중순 12달러 수준에서 최근 18달러로 개선됐다.

2분기 금은 1,300달러까지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우선 트럼프의 외교·경제 정책 노선 변화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직 완화되지 않고 있다. 그 외에도 달러 약세라는 우호적인 환경, 이머징시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금 매수세를 증가하며 중장기적으로 금 수요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프랑스 대선 등 유로존 정치 이벤트가 시장 변동성을 자극시킬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트레이딩’을 대표하는 달러는 2분기 약세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선 직전 공약한 주요 경제·외교 정책을 대부분 수정하는 발언을 연이어 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는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약달러-저금리 정책을 선호한다고 밝힘과 동시에 옐런의장의 연임가능성까지 열어놓았다. 이로 인해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트럼프 당선 이후 최저치인 2.2%대로 하락했다.

▲ 2분기 금은 1,300달러까지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트럼프의 외교/경제 정책 노선 변화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직 완화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공약 성사 여부도 달러 방향에 중요할 것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 인덱스는 트럼프케어 표결이 하원에서 무산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인 99.03을 기록했는데, 만약 트럼프 정부가 주요 법안인 세제개편안과 인프라 투자 등 주요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기 어렵다면 달러의 추가적인 하락은 불가피 해 보인다.

금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됨에 따라, 금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전략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금 투자 수요는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스의 금 보유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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