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르노삼성 트위지가 르노 엠블럼을 달고 출시된다. 르노삼성이 본격적으로 ‘삼성 지우기’를 시작했다는 추측이 이어진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트위지 엠블럼을 ‘태풍의 눈’으로 교체하지 않고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엠블럼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 르노 엠블럼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 등이 다양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르노삼성자동차는 트위지를 태풍의 눈을 달지 않고 르노그룹 엠블럼 그대로 출시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단 클리오와 에스파스 등 수입 판매 모델에도 르노 엠블럼 적용을 확대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다.

QM3에는 현행대로 태풍의 눈을 계속 부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이 브랜드에서 삼성을 빼기 시작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0년 삼성과의 브랜드 사용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앞서 르노삼성은 2015년 브랜드 컬러를 삼성을 상징하는 파란색에서 르노그룹과 같은 노란색으로 바꾼 바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삼성 브랜드를 유지해야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르노삼성이 브랜드에서 삼성을 지워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삼성그룹이 아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2000년 삼성자동차를 르노그룹이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삼성카드가 19.9% 지분을 갖고 있긴 하지만 르노그룹이 80.1% 지분율로 차이가 크다.

삼성 브랜드 사용 비용도 부담이다. 국내 매출의 0.8%를 삼성에 지불해야 하는 것. 작년 르노삼성 매출액은 6조2,484억원이었다. 500억원 가까이를 브랜드 사용료로 낸 것이다.

수입차로의 이미지 제고도 노릴 수 있다. 르노삼성은 QM3를 시작으로 트위지, 클리오, 에스파스 등 모델을 수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QM6는 르노그룹의 중형 모델 SUV인 ‘꼴레오스’로 전 세계에 팔리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들 모델 엠블럼을 자체적으로 바꿔 달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 변경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우선 브랜드 변경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차량 엠블럼을 바꾸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부품을 변경 생산해야 한다. 전국 대리점인테리어뿐 아니라 카달로그 등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아직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긍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일부 지역에서 르노삼성은 삼성자동차로 통한다. 특히 르노삼성 공장이 있는 부산 지역에서는 삼성자동차 이미지가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침은 없다”며 “다만 브랜드를 바꾸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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