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중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 최근 휴대폰으로 중국 최대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물건을 구매했다. 또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심지어 길거리에서 간식을 사먹을 때도 휴대폰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 주거래 및 급여통장 계좌 은행인 기업은행 중국법인이 알리페이와 업무 제휴를 한 덕분이다.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B씨는 카카오톡보다 라인(LINE)을 더 자주 이용하고 있다. 라인이 ‘국민 메신저’ 위상을 갖고 있는 만큼 여러 기능이 있지만 최근에는 이 앱에서 신한은행이 출시한 ‘라인페이 ATM 환전출금’ 서비스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앱으로 신청한 뒤 엔화로 라인페이에 충전하면 ATM을 이용해 원화로 출금이 가능하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환전이 가능하고 우대환율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B씨는 만족해했다.

▲ 시중은행들이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으로 핀테크를 활용한 서비스 및 기술을 개발을 통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시중은행들이 핀테크 기업에 손을 내밀며 긴밀한 지원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은행은 이들과의 협력관계로 핀테크를 활용한 서비스 및 기술 개발을 통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고, 핀테크 기업은 기존 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인 기업은행(중국)유한공사는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알리페이의 간편 지급결제 연계 업무를 시작했다. 이번 제휴로 기업은행 중국법인의 개인고객은 휴대폰을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 요금 납부 서비스, 자금 이체 등 알리페이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시스템이다.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약 68%를 점유하고 있다. 회원 수 4억5,000만명, 중국 및 글로벌 소매 가맹점 수 200만개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라인페이(LINE Pay)’와 플랫폼 기반 제휴서비스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지난 20일 첫 제휴서비스인 ‘라인페이 ATM 환전출금’을 내놨다. 일본에서 라인페이를 이용하는 고객은 앱으로 신청한 뒤, 엔화로 라인페이에 충전하면 국내 신한은행 ATM을 이용해 원화로 바로 출금이 가능하다. 동시에 우대환율도 적용받는다.

신한은행은 이번 서비스 출시를 시작으로 핀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초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라인은 일본을 비롯해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나라에서 특히 점유율이 높다”며 “최근 은행권에서 핀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ICT기업, 핀테크 스타트업 등의 금융서비스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글로벌 ICT기업과의 협력모델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핀테크 업체들과 손을 잡으며 기존 업무에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는 것은 우수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간편송금, 환전,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등의 분야에 한정됐지만 점점 핀테크 기업이 내놓은 기술 활용도와 적용범위가 넓어지면서 국내 영업뿐만 아니라 해외진출의 기반으로도 삼을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이 앞다퉈 핀테크랩을 열고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원큐랩·1Q Lab)(KEB하나은행), ‘신한퓨처스랩’(신한은행), ‘위비핀테크랩’(우리은행) 등이 그 예다. 신한은행과 신한퓨처스랩 2기 핀테크 업체 ‘파운트’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을 위한 협업을 진행했고 신한카드는 앱에 자산운용서비스를 탑재한 바 있다.

핀테크 기업 입장에서도 은행과의 맞손은 반길 일이다. 자금 지원도 어느 정도 보장된데다가, 기존의 은행 고객들을 서비스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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