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가 국내 최대 규모 실내 공연장인 체조경기장에 2년 만에 다시 올랐다.

비스트는 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2015 뷰티풀 쇼’를 열고 1만 여 소녀팬을 울렸다. 30일 공연까지 합치면 2만 관객을 동원하는 콘서트다. 국내 공연이지만 일본·중국에서 건너온 팬들이 상당수 모였고 파란눈의 서양인들도 곳곳에 자리를 차지해 비스트의 글로벌 인기를 증명했다.

‘뷰티풀 쇼’는 비스트의 단독 콘서트 브랜드. 2010년 이후 매년 단독 콘서트를 열고 있으며 체조경기장은 2013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뷰티풀 쇼’는 일산 킨텍스에서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지난달 발매된 미니앨범 8집 ‘오디너리(Ordinary)’의 활동이 3주에 그쳤던 갈증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많아서 함께 무대 동선을 맞추는 것조차 어려웠다.

공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용준형은 “각자의 자리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어렵게 서로 모이면 각자 알고 있는 내용이 달라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러한 걱정은 막이 오르자 기우에 그쳤다. 밴드를 동원해 100% 라이브로 여섯 멤버들은 무대를 꽉 채웠다. 최근 발표한 ‘예이’부터 ‘픽션’ ‘12시 30분’ 등 댄스와 발라드를 넘나들며 24곡의 히트곡 무대를 120분간 쉬지 않고 달렸다.

장현승은 솔로곡 ‘걔랑 헤어져’와 ‘니가 처음이야’, 용준형은 자작곡 ‘파운드 유’를 선보였다. 이기광 역시 윤두준과 함께 자작곡 ‘위다웃 유’로 여심을 녹였다. 손동운은 데뷔 6년 만에 혼자 댄스 무대를 펼쳤다.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그 때마다 비스트를 상징하는 야광봉을 흔들며 쉴새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따금 흥분을 억제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소녀팬들도 있었다. 앵콜 무대가 시작되자 팬들은 ‘오래도록 사랑할게’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일제히 들며 비스트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끝무렵 비스트는 “우리는 아주 천천히 한 걸음씩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돌아보면 참 많이 성숙해졌다”며 “가사나 곡 분위기도 그렇지만 팬들, 가족들, 멤버들을 이제 우리 힘으로 지킬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랑 보내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해 다시 한 번 팬들을 열광시켰다. 

비스트의 이번 공연은 360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로 제작돼 공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스텔라나 인피니트가 쇼케이스·뮤직비디오를 360VR로 제작한 바 있지만 콘서트 실황은 비스트가 국내 최초다.

심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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