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송남석] 국내 30대그룹도 세월의 흐름 속에 각종 풍파에 시달리며 지난 2000년 이후 17년 간 국내 절반에 가까운 13곳이 해체되거나 탈락하는 등 극심한 부침을 맛본 것으로 나타났다.

고합과 쌍용이 그룹 해체의 비운을 맞았다면 신세계는 24위에서 11위로, 현대차는 5위에서 2위로 대약진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삼성은 17년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내 30대 그룹의 2000년 이후 공정자산 기준 순위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까지 30대 그룹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절반 수준인 17곳(56.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CEO스코어가 31일 밝혔다.

이중 5개 그룹은 중간에 30대 그룹 밖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들어오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룹별로는 ▲포스코(6위, 2003~2004년 공기업집단 분류) ▲현대백화점(23위, 2005년과 2007~2009년) ▲OCI(24위, 2001~2007년과 2009년) ▲효성(25위, 2006년) ▲영풍(26위, 2003~2011년)이 각각 30대 그룹 밖으로 밀려났었다.

반대로 17년간 30대그룹 지위를 굳건하게 유지한 곳은 단 한 차례도 풍파를 겪지 않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공정자산규모 363조 원의 삼성그룹을 비롯한 12곳(40.0%)이었다.

이어 ▲현대차(2위, 219조 원) ▲SK(3위, 171조 원) ▲LG(4위, 112조 원) ▲롯데(5위, 111조 원) ▲한화(8위, 59조 원) ▲신세계(11위, 32조 원) ▲두산(13위, 30조 원) ▲한진(14위, 29조 원) ▲CJ(15위, 28조 원) ▲대림(18위, 18조 원) ▲금호아시아나(19위, 16조 원) 순이었다.

그 중 가장 약진한 그룹은 신세계로 2000년 24위에서 지난해 11위로 무려 13계단이나 도약했다. 이어 ▲CJ(4계단↑) ▲현대차(3계단↑) ▲롯데(3계단↑) ▲현대백화점(3계단↑) ▲OCI(3계단↑) ▲한화(2계단↑) ▲SK(1계단↑) ▲포스코(1계단↑)도 약진한 그룹에 속했다.

하지만 7개 그룹은 순위 하락을 맛봐야했다.

금호아시아나는 2010년 형제의 난을 겪으면서 9위에서 19위로 10계단이나 추락했고, 한진은 지난해 한진해운의 청산 영향으로 6위에서 14위로 8계단 급락했다. 이밖에 ▲효성(7계단↓) ▲두산(2계단↓) ▲대림(2계단↓) ▲LG(1계단↓) ▲영풍(1계단↓)도 순위가 뒤로 밀렸다.

13개 그룹은 명운이 크게 엇갈렸다.

2003~2004년 LG에서 분리된 GS(7위)와 LS(17위)는 모두 30대 그룹에 포함됐고, 2001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중공업(9위)도 ‘톱10’ 안에 들었다. 지난해 일반기업으로 분류된 농협(10위)과 2002년 민영화된 KT(12위)도 30대 그룹에 신규 진입했다.

이 밖에도 ▲부영(16위) ▲대우조선해양(20위) ▲미래에셋(21위) ▲에쓰오일(22위) ▲KT&G(27위) ▲한국투자금융(28위) ▲대우건설(29위) ▲하림(30위)도 30대 그룹에 올랐다.

반면 현대그룹은 현대차,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의 분리에도 2000년 2위를 차지하며 명성을 떨쳤지만 현대중공업의 계열 분리와 현대증권‧현대상선의 매각 등으로 인해 지난해 30대 그룹 명단에서 밀려났다.

쌍용그룹은 IMF 외환위기 이후 쌍용정유(현 에쓰오일), 쌍용중공업(현 STX중공업) 등이 계열 분리되며 사실상 해체됐고, 동부그룹도 유동성 위기로 인해 주력 계열사들이 매각되면서 30대 그룹에서 빠졌다. 동양그룹은 2013년 부도로 해체됐고, 하나로통신은 SK에 인수되면서 SK브로드밴드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외에 ▲현대정유 ▲한솔 ▲코오롱 ▲동국제강 ▲현대산업개발 ▲대우전자(현 동부대우전자) ▲태광산업 등이 30대 그룹에서 탈락했고, 고합은 아예 역사 속에 사라졌다.

송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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