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박민영은 최고의 파트너로 주저 없이 박서준을 꼽았다. tvN 종영극 ‘김비서가 왜그럴까’(김비서)에서 ‘비서계 레전드’ 김미소로 변신, 나르시스트 이영준 부회장 역의 박서준과 실제 연인 같은 케미를 뽐냈다. ‘김비서’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박서준과 열애설로 의미가 퇴색 돼 속상했을 터. “박서준과 사귀지 않는다”면서도 연인 발전 가능성에 대해선 노코멘트했다. “첫 로코였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 행복하다”며 “조금 더 여운을 즐기고 싶다”고 바랐다.
 
-김비서 패션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원작과 싱크로율을 높이려고 하이웨스트 스커트, 구두 모두 따로 제작했다. 가방은 이영준 부회장님이 사주는 건 명품, 미소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3~4만 원대 저렴한 걸 들었다. 셔츠도 2~3만원부터 100만 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활용했다. 웹툰 속 미소가 포니테일을 해서 풍성한 머리를 유지했다. ‘김비서’ 촬영 전 네 달 동안 식단 병행하면서 다이어트 했다.”
 
-외적인 부분 외 노력한 점은.
“미소는 ‘비서계 레전드’로 통했다. 영준과 10년 동안 거의 24시간 붙어 있으니 ‘오피스 와이프’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편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영준의 장점, 단점 모두 알아서 부부가 아니어도 부부처럼 행동하지 않을까 싶더라. 말투도 굉장히 사무적이지만, 다 알고 있는 듯 엄마처럼 ‘아이 예쁘다~’ 다독이면서 스케줄을 데리고 갔다. 영준이 상사지만 옆에서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미소 밖에 없으니까. 정보 전달 할 때 발음도 신경을 많이 썼다.”
 
-‘발음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는데.
“예전엔 발음이 안 좋아서 판소리를 하거나 뉴스 앵커들처럼 볼펜 물고 연습도 많이 했다. 사극 하면서 얻은 것도 많다. 촬영 하면서 너무 피곤하면 혀도 게을러지는 순간이 있었다. 순간 혀에도 졸음이 올 때 새콤달콤으로 피로를 풀었다(웃음). 박서준씨도 워낙 딕션이 좋아서 서로 대사를 주고받을 때 재미있었다. 대사양이 많은데 조금이라도 템포가 쳐지면 한없이 재미없어지지 않냐. 특히 말싸움 하는 신은 더 템포감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주체적인 김미소 캐릭터 여성 팬들에 사랑 많이 받았는데.
“사실 예상을 못했다. 처음 제안 받고 대본 리딩할 때까지만 해도 미소는 배경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워낙 톡톡 튀는 캐릭터들이 많아서 미소는 정보 전달꾼으로서 그저 사건을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는 것 같았다. 박준화 감독님이 ‘1~2부 편집했는데 정말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보기 전에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본방을 보니 내가 봐도 미소가 예쁘더라(웃음). 감독님이 ‘살아 숨 쉬는 캐릭터 사이가 붕 뜰 수 있는데, 미소가 중심을 잡아줘서 하모니가 잘 이뤄졌다’고 하더라. 감정 폭이 크지 않았지만, 자본주의 미소를 짓고 있는 친구가 썩소를 살짝만 지어도 시청자들은 캐치 하더라. 이런 점이 미소의 매력이 됐다.”
 
-미소처럼 실제로도 똑 부러질 것 같은데.
“일할 때만 똑 부러지고 집에서는 미소처럼 아무것도 안 한다(웃음). 난 엄마 없이 못산다. 집에서 강아지 안고 멍하니 앉아 있으면, 엄마가 ‘밥도 떠먹여 줄까?’ 할 정도다. 집에 가면 바보가 된다. 작품 할 때는 이상한 힘이 나와서 완벽주의자가 된다. 열심히 안 해서 NG가 나는 등 남에게 피해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해 촬영할 때는 잠도 거의 안 잔다.”
 
-박서준과 호흡은 어땠나.
“지금까지 호흡 맞춘 배우들 중에 가장 좋았다. 분위기가 한 몫 했다. 서준씨 뿐만 아니라 좋은 성품을 가진 배우들이 많이 모였다. 나도 상황에 따라 많이 바뀌는 스타일인데, 촬영장 가면 다들 웃고 떠드니까 쉴 때도 차에서 잘 수가 없더라. 배우들끼리 수다 떠느라 집에도 안 갔다. 이런 게 화면에 다 보이더라. 감독님도 배우들과 함께 캐릭터 한 명 한 명 살리려고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에 ‘갓준화’ 감독님이라고 해서 ‘무슨 갓까지 붙여?’ 했는데 나중엔 ‘갓준화 인정!’이라고 했다(웃음).”

-열애설 난 박서준과 키스신 자연스러웠는데.
“로코는 남녀 배우의 케미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 처음에는 박서준씨랑 어색해서 호흡이 잘 안 맞았는데, 10회 차 때부터 좋아졌다. 자기 연기만 하는 사람이 있는데, 박서준씨는 남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리액션이 나오면 확 바뀌는 스타일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작가님이 둘이 캐릭터를 잘 만들면 나중에 밥만 먹고 얘기만 해도 빵빵 터질 거라고 했는데, 그 말이 이해됐다. 후반부에는 서사가 부족해도 영준과 미소의 알콩달콩한 장면으로 끌고 가는 재미가 있었다.”
 
-‘박서준과 진짜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다.
“일단 감사하다. 미소, 영준을 좋아해서 드라마가 사랑 받았던 거니까. 다만 좋은 작품을 만나 마무리를 좀 더 아름답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관심도가 조금 다른 쪽으로 흘러가서 아쉽지만 미소, 영준 캐릭터로서 계속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박서준씨가 교제 가능성은 장담 못한다고 했다고? 난 노코멘트 하겠다(웃음). 다들 물어보는데,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지금 사귀는 게 아닌 건 확실하다. 작품을 아름답게 끝냈으니까 여운을 조금만 즐기고 싶다.” 
 
-박서준과 럽스타그램 의혹도 샀는데.
“정말 아니다. 우리 강아지 레옹이 아빠가 박서준씨 강아지 심바라고 하는데 말도 안 된다. 우리 강아지 아빠, 엄마와 따로 모임도 한다. 같이 여행가거나 커플 아이템을 한 것도 사실이 아니라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열애설이 터지면 ‘케미 좋아서 감사하게 받아 들일게요’ 할 수 있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주니까 속상하다. ‘내가 소문의 빌미를 제공했으면 잘못 아닌가?’ ‘촬영장에서 너무 다정했나?’ 별 생각 다 드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언급조차 하기 싫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해명하는 거다. 럽스타그램은 정말 짜깁기다. 사실인 게 하나도 없다.”
 
-‘김비서’는 어떤 작품으로 남아있나.
“선물로 남아있다. 원래 나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가 그렇게 높지 않았다. 다들 알지 않냐(웃음). 동기부여가 돼 더 채찍질 하면서 긴장감 놓지 않고 연기했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는 ‘김비서를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이뤄져서 행복하다. 요즘 시청자들은 전문가처럼 캐치하지 않냐. 내가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는지 항상 체크했다. ‘김비서 같다!’ ‘웹툰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웹툰 볼 때 이제 ‘내 얼굴이 떠오른다’고 하더라. 최고의 칭찬이었다. 좀 더 욕심이 있다면, 여자 영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미소가 영준처럼 자뻑해도 웃기지 않을까.”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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