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찬/사진=KF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 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여정이 1년간의 장도에 오른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의 분수령이 될 1,2차전은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황희찬(20ㆍ잘츠부르크)의 활약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2ㆍ독일)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중국과 홈 1차전 및 중립 경기로 마카오에서 열릴 시리아와 원정 2차전을 대비해 지난 22일 대표팀을 소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23명이 아닌 21명의 최정예로 꾸렸는데 2차전 상대인 시리아와 벌일 경기 장소가 당초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마카오로 변경됨에 따라 석현준(25ㆍ트라브존스포르)을 소집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실질적으로 가동될 인원은 20명 내외로 줄었다.

지난 올림픽 기간 포르투갈 프로축구 FC포르투에서 터키 트라브존스포르로 임대된 석현준의 경우 2차전에 맞춰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장소가 바뀌면서 소속팀 적응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아예 제외됐다. 그 자리를 황희찬이 메워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황희찬은 슈틸리케 감독이 중국전을 겨냥한 깜짝 카드다. 지난 최종 예선 대표팀 명단 발표 현장에서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멤버로 맹활약한 황희찬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는 밀집 수비로 나올 것이 유력시되는 중국전의 뒷 공간을 노릴 필승 카드로 황희찬을 꼽았다.

슈틸리케는 “올림픽 4경기를 본 결과 18명 중 장현수와 황희찬만이 기복이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수비가 탄탄한 중국은 뒷 공간이 많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데 황희찬은 뒷 공간이 나지 않더라도 빠른 스피드나 기술력을 바탕으로 좋은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의 저돌적인 돌파와 몸싸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창출하는 공간 활용 능력으로 중국의 골문을 열겠다는 복안이다.

이어질 시리아전 역시 황희찬의 중용이 불가피한 가운데 키워드는 공간 창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경기력을 생각하면 장소 변경은 호재다. 레바논보다는 시차가 적고 기후도 비슷한 마카오에서 하는 것이 낫다. 지리적으로 시리아보다는 한국의 홈 경기나 다름없는 환경이어서 시리아도 일단 문을 걸어 잠그고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최전방에서 황희찬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공간 창출이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만 20살에 대표팀 주전 공격수 자리를 꿰차게 될 황희찬에게는 1,2차전이 기회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부담감과 훈련 부족이다. 처음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다는 황희찬이 부담을 떨치고 얼마나 제 실력을 발휘해줄지 지켜봐야 한다.

소속팀 경기가 있어 지난 29일 첫 소집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점도 우려된다. 황희찬은 30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리는 대표팀 둘째 날 훈련에 합류했다. 30일과 31일 단 이틀 만에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을 회복해야 하고 처음 보는 선배들과 전술 호흡도 맞춰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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