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스틸컷

[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인턴기자] SBS와 KBS가 나란히 월화극을 동시 출발했다.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보보경심 려’)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2일 먼저 출발한 ‘구르미 그린 달빛’에는 박보검, 김유정이 출연하고 한 주 늦은 29일 첫 방송된 ‘보보경심 려’에는 이준기, 아이유가 나섰다. 두 드라마는 ‘퓨전 사극’ 장르로 정면 승부를 벌인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보보경심 려’는 중국 원작 소설 및 동명의 중국드라마도 있다.

한 주 늦게 출발한 ‘보보경심 려’는 100% 사전제작으로, ‘하루에 2회 송출’이라는 강수를 띄웠다.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사전제작은 특히 사극 장르와 잘 맞는다. 의상 팀부터 장소 대여까지 한 회에 막대한 비용이 오가는 사극에서 쪽대본은 현장 분위기와 수익성을 망치는 주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드라마 수출로 방송 이후의 수익도 노리는 최근 제작사들은 사전 제작에 자주 뛰어든다. 우리 드라마들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출시를 목표로 한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드라마 방영 직후 현지 자막을 달아 온라인에서 배포하는 ‘해적판’들이 활개를 쳤다. 자연히 국내 드라마가 수출에 맥을 못 췄다. 이후 사전 제작으로 동시 송출을 하거나, 아예 독점 배포권을 판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렇게 되면 처음부터 현지 관계사가 불법 유포를 관리할 수 있다. KBS2 ‘태양의 후예’도 이 전술을 썼다.

▲ 사진=KBS2 '구르미 그린 달빛' 공식 포스터

사전제작의 단점도 있다. 먼저 시청자 반응을 파악해야 하는 멜로 물에서 이 부분을 헤아릴 수 없다는 점이 크다. 시청률에서 고배를 마시는 KBS2 ‘함부로 애틋하게’와 비교해본다면 현재 촬영이 진행 중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여기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SBS ‘닥터스’ 종방 자리를 치고 나가 16%의 시청률로 안착했지만 ‘보보경심 려’는 8%의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 첫 회의 느슨한 전개가 질타를 받았는데 이미 제작이 완료된 지금으로선 고칠 방법이 없다.

막대한 제작비가 요구되는 사전 제작 드라마의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진다면 바로 보전할 방법이 없다. 방송사 자체의 손실이야 다른 프로그램의 성공이면 해결된다 해도, 드라마 하나에 투입되는 외부 인력과 기업들을 생각하면 돈의 흐름도 답답해진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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