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드라마’ 제작에도 관여한 의혹이 제기됐다. 최씨는 30일 오전 영국 브리티시항공을 이용해 국내에 극비리에 입국(사진)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평창동계올림픽 문화 콘텐츠는 최소 수십 억에서 수백 억대 예산이 배정이 된 문화융성 계획의 일환이다. 최씨는 이 사업의 이권에도 개입해 예산 배정과 측근들에게 일감 몰아주기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동계올림픽 문화 콘텐츠에는 앞서 졸속 제작으로 문제가 됐던 2억7,000만원짜리 홍보영상 뮤직비디오 ‘아라리요 평창’이 포함돼 있다. 이 뮤직비디오 또한 최씨의 초안대로 제작된 계획 중 하나였다. 이와 더불어 최씨는 측근들과 함께 제작비의 규모가 큰 드라마까지 손을 대려 했다. 최씨는 차은택 감독을 통한 연예 관계자들을 내세워 프로젝트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었다.

실제로 평창동계올림픽 드라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을 통해 문화콘텐츠 사업으로 포장돼 진행이 됐다. 콘진원은 지난 6월 28일자로 ‘동계올림픽 이야기 창작 공모전’을 개최했다. 콘진원은 당시 김종덕 장관이 재임 중이던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동계올림픽 및 동계스포츠를 소재로 한 참신한 스토리를 발굴, 드라마 영화 예능 애니 및 만화 웹시리즈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공모전을 실시했다. 응모 대상은 신인 및 기성작가는 물론 개인 또는 팀 법인까지 기회를 확대했다. 공모 부문은 단편물(10분 이하)과 중편(10분 내외x4회 이상) 혹은 단막물(30분 이상 60분 이하)다. 이 공모전에만 배정된 상금은 총 3,100만원이나 됐다. 대상수상작 1편에 1,000만원을 수여하고 최우수상(2편), 우수상(3편)에는 각각 600만원과 300만원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공모전 역시 최씨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순실과 그 측근들이 중심이 돼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정개입 등 최씨의 비리와 비위가 드러나면서 이 프로젝트의 진행도 차질을 빚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공모전을 통한 작가 발굴부터 제작사 준비, 배우 섭외 등이 모두 최씨 측근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

드라마 외주제작사의 한 임원은 “공모전은 동계올림픽과 동계스포츠를 소재로 한 스토리 개발 이벤트로 알고 있다. 그런데 공모전 개최 당시부터 이미 수상자가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전반을 뒤흔든 최순실 논란 확산으로 공모전을 비롯한 평창동계올림픽 콘텐츠 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공모전은 10월부터 12월까지 예심과 본심의 심사를 거쳐 12월 중 수상작 발표와 시상식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와 뭇매를 맞은 ‘아라리요 평창’의 악재가 겹치면서 개최 여부도 불분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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