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이선율]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초부터 퀀텀닷과 나노셀 등 LCD기반 기술의 초고화질 TV 1위 자리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 벌이고 있다.

지난해 LCD(액정표시장치) TV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간 비교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LCD TV를 놓고 화질이 누가 더 앞서느냐 여부를 따지는 논쟁으로 재점화됐다. 삼성전자가 QLED TV를 출시한 시점을 기점으로 LG전자도 LCD 패널에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3세대 ‘슈퍼 울트라HD TV'를 내놓으며 TV전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김현석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역삼동 라움 아트센터에서 열린 '삼성 QLED TV 미디어데이'에서 자사의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QLED TV를 출시하기 이전부터 QLED TV가 OLED TV보다 우수한 점을 강조하는 등 일찌감치 LG전자의 OLED TV를 경쟁 타깃으로 삼았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가 자체발광이 안되는 LCD 패널에 양자입자를 넣어 화질을 개선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동등한 조건에서 나노셀TV로 비교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주장이다.

양사간 초고화질 TV에 대한 목표는 프리미엄 TV 시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측면에서 비슷하지만 전략방향은 다르다. 양사의 대표들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디스플레이 노선에 대한 입장정리를 분명히 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는 QLED가 TV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QLED TV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올해 12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올해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며 LG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OLED TV 패널 매출을 지난해보다 두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와 프리미엄 UHD TV를, LG전자는 ‘올레드TV’와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슈퍼 울트라HD TV' 등을 주축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LCD TV간 비교를 전제로 했을 때 LG전자의 나노셀TV가 삼성전자보다 먼저 시중에 공개됐다. LG전자가 내세운 ‘나노셀’은 LCD 패널 위에 약 1나노미터(10억분의 1m)크기의 미세 분자구조를 덧입힌 기술로 색의 파장을 나노 단위로 더욱 정교하게 조정해 많은 색을 한층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기존 LCD TV는 빨간색의 고유한 색 파장에 노란색이나 주황색 등 다른 색의 파장이 미세하게 섞어 본연의 빨간색 구현이 어렵지만 나노셀은 불필요하게 섞인 노란색과 주황색의 파장을 흡수해 실제에 가장 가까운 빨간색을 표현한다. 또한 측면에서 봐도 색 왜곡이 없고 빛 반사도 적어 밝은 곳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빛에 따른 미세한 색의 변화까지 표현해 실재와 같은 화질을 구현한다. 퀀텀닷은 빛을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무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에 비해 내구성이 높고 생산 단가가 저렴하다.

퀀텀닷 기술이 적용된 QLED TV는 밝기에 따라 달라지는 미세한 색 변화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화질 기준인 컬러볼륨을 100% 표현할 수 있어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또한 TV를 시청할 때 주변 조명에 영향을 받지 않고 밝거나 어두운 어떤 장면에서도 디테일을 살릴 수 있고 어느 위치에서나 색 왜곡이 없는 넓은 시야각을 구현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LCD의 단점으로 꼽혀온 시야각과 명암비 등을 보완해 새로운 차원의 프리미엄 TV를 선보였지만 아직도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은 많다. 중국 등 후발업체들이 패널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격차를 좁히려고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OLED, Q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질의 차이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패널 수율, 소재 수명과 효율을 늘리는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하며 더 나아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차원에서도 적극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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