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 CEO가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하는가하면 그동안 미온적 자세를 취했던 국내 인터넷망 접속 오류 건에 대해서도 협상 의사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가상·증강현실(VR·AR) 스타트업 지원, 비즈니스 허브 설립 등 한국 내 비즈니스 영역 확장하는 모습이다. 페이스북이 밀린 숙제를 풀어내듯 꾸준히 한국발 비즈니스에 관심을 쏟고 있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이 국내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한국스포츠경제 DB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터넷망 접속 문제에 대해 대화하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페이스북은 KT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국내 캐시 서버를 운영중이다. 캐시 서버는 페이스북 콘텐츠를 저장해 국내 이용자들이 외국 서버에 접속하지 않아도 빠르게 이용토록 구축한 시스템이다.

지난해까지 한시적으로 SK브로드밴드(SKB)와 LG유플러스 사용자들이 KT 캐시 서버에 우회 접속할 수 있었지만 상호접속 고시 개정 후 상황이 급변했다. SKB 네트워크를 이용할 경우 페이스북 접속이 늦어지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는 망 사용료 책임 전가로 이어졌다.

SKB는 대용량 데이터를 요하는 서비스인 만큼 콘텐츠 사업자인 페이스북이 인터넷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통신사업자간 상호접속에 따라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책임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중재에 나선 미래창조과학부는 인터넷망 업체와 콘텐츠 사업자간 자율 협상에 맡겨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페이스북은 협상을 통해 완만하게 해결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이용자 규모와 사업 잠재력면에서 한국 시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올 들어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글로벌혁신센터(KIC),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와 함께 '디지털 콘텐츠 연구개발(R&D)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스타트업 육성 정책에 힘을 보탰다.

VR 전문 기업 오큘러스를 자회사로 둔 페이스북은 우리 정부가 공모를 통해 뽑은 관련 스타트업 10여곳을 미국 본사로 초청한다. 오큘러스가 외국 정부와 협약을 통해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 페이스북은 코트라와 협약을 맺고 국내 중소기업 진출 교두보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도 약속했다. ‘Made by Korea, Connected by Facebook’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IT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볼 때 빠른 네트워크와 모바일 리더십을 구축한 한국은 글로벌 마켓의 중심지”라며 “지난해 11월 비즈니스 허브 론칭 당시 댄 니어리 부사장이 방한했고 최근 마크 주커버그 CEO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요청했을 만큼 기대감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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