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정영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삼성,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만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발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당부하면서도 일감몰아주기나 재벌의 이른바 ‘갑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과 개별적으로 직접 만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4대 그룹 CEO들은 재벌 규제와 관련한 정부의 향후 정책에 대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으면서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대 그룹과의 정책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첫 회동이 정말로 진솔하고 유익한 간담회였다"며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모범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드렸고 이에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해 말씀을 주셨는데 많은 그룹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떤 개별그룹에서는 더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슈일 수 있다”며 “사안별로 그룹이나 기업과 개별적인 대화를 통해서 합리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주의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청와대 정책실장·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비공개적으로 나눈 의견 교환 내용도 비교적 상세하게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등 간담회에 참석한 4대그룹 경영자들은 이날 회동이 공정위와 재벌그룹이 만난 첫 소통의 기회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 타당하다고 느꼈고, 저희도 거기에 맞춰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진행 사장은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소회를 드러냈다. 정 사장은 “공정위 화두가 일감몰아주기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향을 어떻게 하실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김 위원장이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정호 사장은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은 경제 정의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경제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자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현회 사장은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하며 제대로 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정영선 기자 ysu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