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 주식부처의 1조 프로젝트

200여 년 전 오사카의 상인들이 쌀 가격을 분석하기 위해 고안했던 캔들차트는 오늘날 서구식 바차트를 점차 밀어내며 증권차트의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자본시장은 초창기부터 캔들차트를 써왔기에 바차트가 오히려 생소할 정도다. 하지만 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캔들차트를 매일 접하면서도 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붉은 양초가 나오면 기뻐하고 푸른 양초가 나오면 발을 동동 구를 뿐이다. 

기술적 분석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본 사람도 캔들의 분석은 대충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캔들은 차트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이므로, 패턴의 종류와 암시하는 의미를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캔들은 기술적분석의 후행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용한 분석도구이기 때문이다. 또한 캔들은 속임수가 많아서 수박 겉핥기로 알고 있으면 도리어 뒤통수를 맞게 된다.

캔들차트는 하루 중 가격의 움직임을 시가(始價), 종가(終價), 고가(高價), 저가(低價)의 네 가지로 나누고 이를 양초모양 기호로 표시한 것이다. 시가, 즉 시장이 개장할 때 가격보다 종가, 마감할 때 가격이 높으면 붉은 색 양초, 즉 양봉으로 표시된다. 반대로 종가가 시가보다 낮을 때는 푸른 색 양초, 음봉으로 표시된다. 고가와 저가는 양초의 끝 쪽에 붙어 있는 심지인데, 심지가 길수록 하루 중 주가의 출렁임이 심했다는 소리다. 캔들패턴은 이처럼 양초의 몸통과 심지의 길이를 가지고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주가를 설명해낸다.

지난 4월24일 코스피는 장중 최고점인 2,189포인트를 찍고 2,159포인트로 마감하였다. 종가를 연결한 라인차트로 보면 이는 견조한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캔들은 분명한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날 만들어진 캔들은 길게 위로 심지가 뻗어 있고 아래로는 시퍼런 몸통이 전날 붉은 양초몸통의 아랫부분까지 내려와 있다. 음봉이 양봉 몸통의 아래까지 침범한 패턴을 흑운형이라고 한다. 이름에서 풍기는 불길한 느낌처럼 흑운형은 하락반전을 예고하는 패턴이다. 다음날 음봉이 연속으로 출현하자, 필자는 코스피가 상투라는 걸 직감하고 매도로 포지션을 변경하였다. 이후 코스피는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가 두 달 뒤에는 2,000포인트 초반까지 맥없이 하락했다.

이처럼 캔들은 시장의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추세의 반전을 그 어떤 지표보다도 신속하게 알려준다. 하지만 캔들패턴만으로 매매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짓이다. 미국의 캔들 연구가인 그렉 모리스에 따르면 캔들패턴의 단기 적중률은 50% 내외에 불과하다. 단순암기하여 적용하면 그저 동전 던지기 수준인 것이다. 캔들의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세의 방향과 주가의 위치, 거래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모리스에 따르면 RSI, MACD와 같은 기술적 지표와 캔들을 병행하면 적중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고 한다. 지난 4월24일처럼 주가의 꼭지에서 나타나는 반전 신호들은 거의 100%라고 해도 좋을 만큼 신뢰성이 높다. 반면 추세가 바뀐 지 얼마 안 되어 나타나는 반전신호들은 지속형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캔들패턴은 모쪼록 많은 경험을 쌓고 세심하게 분석해야 할 대상이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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