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배우 조인성과 현빈이 18일 각각 영화 ‘더 킹’과 ‘공조’로 스크린 대결을 펼친다. 피할 수 없는 경쟁이다. 두 편 모두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대작영화로 비교를 피할 수 없다. 한날 한시 경쟁으로 맞붙게 된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웃을까.

■ 능글맞은 조인성 vs 남성미의 현빈

조인성은 ‘더 킹’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싶은 남자 박태수를 연기했다. 야욕이 넘치는 한 남자의 성공과 실패, 재기를 완벽히 표현했다. ‘가오’를 중요시했던 평범한 검사가 결국 권력에 무릎 꿇고 엎드리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능글맞게 연기했다.

사실 조인성이 야욕이 넘치는 인물을 연기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열한 거리’(2006)에서도 2인자 조폭 병두를 맡아 그야말로 비열한 연기를 보여줬으나 ‘더 킹’과 결이 달랐다. ‘비열한 거리’의 병두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깔을 띤 캐릭터였다면, ‘더 킹’의 박태수는 남다른 생존력과 능글맞은 성품을 자랑한다. 조인성은 태수를 통해 한 남자의 변화 과정과 감정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조인성이 남다른 야욕을 뿜어냈다면, 현빈은 완벽하게 멋있고 남성적인 캐릭터로 여성 관객을 홀릴 전망이다. ‘공조’에서 특수부대출신 북한형사 림철령 역을 맡아 대역 없는 액션으로 거친 남성미를 어필했다. 외모면 외모, 실력이면 실력 어디 하나 빠질 데 없는 완벽한 모습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빈은 전작 ‘역린’에서도 강인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는데 이번 영화에서 실감나는 액션으로 관객의 눈호강을 시켜준다. 생애 첫 액션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맨손액션부터 터널 카체이싱 신까지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버금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 스크린에서는 유독 작아지는 두 남자

조인성과 현빈은 영화 흥행에 운이 따르는 배우는 아니다. 대중에게는 아직까지 TV드라마가 더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게 사실.

물론 조인성은 입대 전 주연작 ‘비열한 거리’로 관객에게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어 파격적인 연기가 돋보인 ‘쌍화점’(2008)으로 3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러나 전역 후 복귀작으로 낙점한 ‘권법’이 무산되면서 스크린 공백이 길어졌다. ‘더 킹’으로 복귀하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현빈도 저조한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돌려차기’(2004),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만추’(2011) 등에 출연했으나 모두 1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했다. 또 제대 후 복귀작으로 택한 ‘역린’(2014)이 유일하게 300만 명을 돌파했으나 아쉬운 연출에 대한 혹평이 많았다.

■ 시류 탄 ‘더 킹’ vs 휴먼 오락액션 ‘공조’

유독 흥행 복이 없던 두 배우가 택한 두 작품은 성향이 매우 다르다. ‘더 킹’은 권력실세인 부패 검사들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날카롭게 파헤쳤다. 묵직한 메시지와 달리 연출은 기가 막힐 정도로 오락적이라 관객이 보기에 부담이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더 킹’은 참 영악한 영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공조’는 철저히 휴먼 오락액션이라는 장르에 충실했다. 남북한 형사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의기투합을 인간미가 묻어나는 전개로 풀어냈다. 국정원 요원과 남파공작원의 이야기를 다룬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2010)와 같은 성향이다.

다른 영화, 다른 캐릭터로 극장을 찾은 두 배우 중 누가 가장 만족할 성적표를 받게 될지 기대된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NEW·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